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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의 평양 시간여행, 생생한 역사의 기록들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 특별전 ‘사진과 지도로 보는 북한의 도시 평양의 시간’ 展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관장 신희권)은 2021년 10월 15일까지 북한의 도시 평양의 모습을 담은 ‘평양의 시간’전을 선보인다. ‘평양의 시간’전은 1900년대부터 최근까지 약 120년간 평양의 변화를 사진과 지도 등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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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으로의 시간여행

그동안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에서는 ‘평양의 시간’ 전시를 위해 3년 동안 지속적으로 관련 기관들의 의견을 타진하며 자료를 수집해왔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으로 매우 고무된 분위기였던 남북관계는 2019년 2차 북미정상회담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면서 전시 준비 과정도 위축됐다.

박물관 전시관계자는 “평양은 서울과 함께 고대부터 역사에 등장하는 도시로 그 위상이 여러 번 변했다. ‘평양’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심상(心象, 이미지)들을 살펴보면, 역사의 기록과 현재 우리의 인지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면 과거에는 외국 사신들까지도 “천하제일강산”, “풍류의 도시”라고 칭송했지만, 지금은 군사 퍼레이드와 함께 떠오르는 ‘사회주의 도시’이다. 이는 문헌의 화려한 비유와 현재 평양의 이미지 사이에 간극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물관 전시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역사적 이미지와 현재 우리의 인지 만큼이나,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졌던 평양이란 도시가 조금은 친숙한 도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19세기 후반부터 약 120년간 평양의 경관 변화 공개

전시구성은 <1부, 천하제일강산 평양>, <2부, 개성별곡>, <3부, 서울시립대학교의 남북교류 협력 노력>, <4부, 스펙터클 평양> 등 4개의 주제로 나뉜다.

<1부, 천하제일강산 평양>은 대청무역의 기지로 자리 잡으면서 번영을 누리던 평양과 1904년 러일전쟁 이후 급속하게 변모하는 평양의 모습을 전시한다. 고조선의 터전으로 역사에 등장하는 평양은 역사적 격변기에 맞서며 패배와 부활을 반복하면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가는 도회지의 면모를 유지했다. 하지만 평양은 개시장이 되면서 고구려 멸망 이후 유지되었던 평양성 구조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 가운데 러일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된 평양 사람들의 모습과 동시에 동아시아의 병참기지로 변모하는 평양을 보여준다.
보통문과 보통강(1915)

보통문과 보통강(1915)


북한의 국보3호 보통문은 임진왜란 당시 평양성 전투의 승기를 바꾼 곳으로 의미가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문이며, 육축부분은 고구려 법식을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제공이 평양감사로 있던 시절 지은 중수기가 전한다. 현재의 위치는 옮겨진 것이며, 예전에는 사진처럼 보통강 앞에 나루가 있어서 보통문과 보통강의 경치가 평양팔경 중 하나인 보통송객(普通送客)이라할 만큼 절경이었다.
임진왜란 때 쏟아지는 불화살에도 불타지 않아 신문(神門)이라고 불렸으며, 한국전쟁 시에도 평양이 폭격으로 전소되었을 때 시내의 은행 건물과 함께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았다. 1960년대 평양 도시계획 시 보통문을 중심으로 천리마거리(동) 창광거리(남) 보통문거리(북)를 기획했다. 보통강 건너 사진의 오른쪽 보이는 섬은 현재 류경호텔과 평양제1중학교가 있다.


평양 풍경궁 자리에 들어선 자혜병원(1930년대)

평양 풍경궁 자리에 들어선
자혜병원(1930년대)


평양의 전통적인 도시구조는 1897년 평양항구(남포항)가 개방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평양 외성은 전통적으로 주로 민가가 들어서 있던 곳이다. 고종은 기자이래 평양의 장구한 역사를 강조하며, 풍경궁을 건립했다. 대한제국의 중흥기치를 내건 풍경궁과 일본제국의 팽창을 상징하는 일본철도가 부설되면서 이 일대는 각종 철도 및 군사시설이 들어서게 되었다. 풍경궁은 순종황제의 서순행시 잠시 편전을 활용했을 뿐, 한 번도 행궁으로 사용되지 못하다가 1904년 11월부터 자혜의원으로 활용됐고, 해방 이후 평양의학대학이 들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2부, 개성별곡>은 이번 전시 속의 작은 전시로, 북한 제2의 도시 개성의 변화상을 조망한다. 양란 이후 고려의 수도에서 조선의 지방 도시로 자리 잡은 개성의 모습과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쳐 가장 최근까지 개성 주요 시내의 경관 변화를 보여준다.
개성 한옥마을 전경(1950년대, 정창현 제공)

개성 한옥마을 전경
(1950년대, 정창현 제공)


개성 자남산에서 내려다본 개성시 북안동 민속보존거리 전경과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송악산, 왕건릉이 있는 만수산, 공민왕릉이 있는 봉명산 등으로 줄기가 이어진다.


외성과 시내(2019, 평화경제연구소 제공)

외성과 시내
(2019, 평화경제연구소 제공)


2019년 10월 촬영. 개성성(개성외성)과 개성시내. 오른쪽 끝이 지네산, 그 아래가 용수산, 그 남동쪽 높이 솟아 있는 산이 진봉산이고, 그 너머에 개성공단이 자리잡고 있다.


<3부, 시립대학교의 남북교류 협력 노력>은 그동안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시도했던 남북교류의 모습들을 모았다. 2000년대 이후 정재정(국사학과) 명예교수와 이부영(환경원예학과) 명예교수가 담은 평양의 촬영 사진과 VHS 테이프, 기념품들을 기증·제공 받아 전시하며 시립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북한 유적 사진을 일부 공개한다.
애국열사릉 전경 (2003, 정재정 제공)

애국열사릉 전경
(2003, 정재정 제공)


나라의 광복, 사회주의 건설 및 통일 위업을 위해 투쟁하다가 희생된 열사들과 국가 · 군대의 간부들과 과학 · 교육 · 보건, 문학예술 · 출판보도 부문 등 여러 부문의 공로 있는 일꾼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대동강변의 푸에블로호(2003)

대동강변의 푸에블로호
(2003)


푸에블로호는 1968년 1월 23일 승무원 83명을 태우고 동해를 정찰하다가 북한군에 나포됐다. 북한은 미국과 비밀협상을 벌인 끝에 승무원 82명과 시신 1구를 돌려보내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영해 침범을 시인하는 각서와 사과를 받아냈다. 이후 푸에블로호는 평양 대동강변으로 옮겨져 '대미 전승 기념물'로 전시되었다. 과거 북한은 원산의 해군기지에 있던 푸에블로호를 1998년 말에 대동강으로 옮겨 1866년 제너럴 셔먼하고 불탔던 그 자리에 전시해 놓고 반미교육용으로 사용했다. 현재는 보통강변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4부, 스펙터클 평양>은 한국전쟁 이후 평양이 사회주의 도시로 바뀌는 과정을 전시한다. 1950년대에는 여러 공산권 국가의 원조로 들어선 대동강변의 북유럽풍 건물들이, 1960년대에는 건설 산업의 표준화와 규격화 사업으로 인한 조립식 시공이, 1970년대 이후에는 북한식 사회주의 건설과 함께 민족 전통주의를 내세운 기념비적 건물들이 들어섰다. 1980-90년대 들어서면 국제도시화를 내걸며 진행한 대규모 건설공사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공산권의 붕괴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고 그 이후에도 초고층 건설공사로 수직적으로 확장되는 평양의 도시경관을 보여준다. 그리고 김정은 시대에 들어 ‘평양의 속도’를 내세우며 공원, 유원지, 체육시설, 백화점 등 녹지 확충과 생활 문화시설 위주로 평양은 다시 거대한 세트장처럼 변하고 있다.
평양역에서 바라 본 레닌거리(현 창광거리)와 인민군거리(1959/정창현 소장)

평양역에서 바라 본 레닌거리
(현 창광거리)와 인민군거리(1959/정창현 소장)


북한은 해방이후 신사철거를 시작으로, 평양 모란봉지역을 우선 개발했다. 그리고 이어진 한국전쟁으로 평양 시가지가 완파되면서 1600년간 이어진 역사도시 평양이 단 50년 만에 사회주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모스크바에서 유학하던 건축가 김정희가 주도했으며, 일제의 계획을 바탕으로 한 도시계획과 복구에 초점을 두었다.


1960년대 조립식 건설현장_표준화, 규격화, 조립식 시공

1960년대 조립식 건설현장_표준화,
규격화, 조립식 시공


1960년대 북한은 민족형식에 사회주의 내용을 부여한다는 미명 아래, 소련 사회주의 영향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건축에서는 평양대극장(1960), 옥류관, 개성학생소년궁전을 시작으로, 인민문화궁전(1974), 국제친선전람관(1978), 인민대학습당(1982)이 대표적인 예이다.


주체사상탑에서 촬영한 평양중심(2019/ 평화경제연구소 제공)

주체사상탑에서 촬영한
평양중심(2019/ 평화경제연구소 제공)


중앙이 인민대학습당과 김일성광장, 왼쪽이 미래과학자 거리, 오른쪽이 창전거리 아파트이다.


과거 모습과 일상 소품도 선봬… 북한의 생활상 생생히 연출

이번 기획전에는 그동안 역사자료로 많이 알려진 평양의 과거 모습뿐만 아니라, 김정은 시대 이후 변화한 평양 경관의 가장 최근 모습까지 생생히 전한다. 또한, 평양 사람들의 일상과 평양 이외 지역 사람들의 일상 소품도 함께 전시하여 북한의 생활상을 실감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전시 내용은 영상으로 제작돼 서울시립대학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신희권 관장은 “이번 120년의 평양 시간여행을 통해 평양을 조금은 덜 낯선 도시로 마주하게 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토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문의 02-6490-6586~8)

현재 코로나19 감염확산으로 인해 전시 관람은 할 수 없습니다. 대신 유튜브에서 전시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