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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옷에 탈부착하는 친환경 태양전지 핵심기술 개발
스스로 전기 만드는 ‘에너지 개인주의’ 기대

서울시립대 김혁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가 옷에 탈부착할 수 있는 태양전지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김혁 교수를 비롯해 경상대학교 김준영 반도체공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이승현 반도체공동연구소 박사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중・소형 전자기기를 쉽게 충전할 수 있는 친환경 태양전지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태양전지 소자는 알루미늄이 도핑된 이산화티타늄((TiO2)을 유기 태양전지 및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전자추출층으로 적용한 새로운 구조로 스마트폰이나 헤드폰, 소형 블루투스 기기 및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의 전원으로 충전해 활용할 수 있는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갖는다. 이 기술은 표면/계면기술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인 WILEY 출판사의 ‘Advanced Materials Interfaces’에 지난 5월 20일 자로 출판·게재됐으며 저널 표지(Back Cover Image)로 선정돼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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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Q. 이번에 개발한 태양전지 기술이 기존의 태양전지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요?

길을 지나다 아파트 혹은 휴게소, 산의 나대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것을 보셨죠? 우리 학교 옥상에도 태양전지가 많이 설치돼있는데 모두 실리콘 기반으로 만들어진 태양전지입니다. 실리콘은 반도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인데, 단점은 딱딱하고 불투명해 특정 위치에서 고정한 상태로 써야 해요.

저희가 연구하고 있는 것은 투과도가 높아 투명하면서 용액공정이 가능해 플라스틱 위에서 성형이 가능한 기술입니다. 알루미늄을 첨가해 이산화티타늄의 이동도, 전도도 등의 전기적 특성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태양전지의 전자추출층으로 적용했어요. 단 1회의 공정만으로 다양한 종류의 플렉시블 태양전지의 전자추출층을 제조할 수 있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 설치돼있는 태양전지는 추후 폐기물로 수거될 때 큰 환경문제가 생겨요. 이번에 개발한 이산화티타늄 n형 무기반도체는 선크림에도 사용이 되는 재료로서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피부에 닿아도 안전합니다. 안정성이 검증됐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죠.

유연압력센서를 기반으로 제작한 장갑 시제품

유연압력센서를 기반으로 제작한
장갑 시제품


Q. 교수님께서는 이번 기술개발이 향후 ‘에너지 개인주의’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셨습니다.
이 기술이 미래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이 기술은 발전소를 대체할 만큼 전력을 극대화할 순 없어요. 이런 에너지 하베스팅(버려지는 에너지를 수집해 전기로 바꿔 쓰는 기술) 기반 발전소자는 mW급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데 모바일기기 정도는 충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쓸 전기는 스스로 만들어 쓰는 게 가능해져요. 환경적인 측면에서 화력발전소를 예로 들자면 전기를 만드는데 석탄 등 환경오염원을 사용해야 하고, 발전소 주위에는 오염문제가 발생하니 에너지 개인주의가 된다면 환경오염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주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게 기본 전제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필요하면 스스로 만들어 쓰는 것이죠.

Q. 태양전지 소자기술이 계속 개발된다면 어느 분야까지 확장 적용될 수 있을까요?

현재 실내 빛으로 24시간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어요. 이것 자체가 큰 전력이 되진 않지만 mW급 전력으로 기본적인 센서 하나는 구동할 수 있습니다. 센서 하나당 태양전지 하나를 실내에 비치해 여러 센서를 자가발전형 센서로 만들어 보는 겁니다. 이는 우리가 맞이할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IoT(사물인터넷)와도 연결돼요. 스마트 시티의 핵심기술은 스마트센서입니다. 이것을 시스템화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과 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센서는 안전 측면에서도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한강 다리에는 교각 및 다리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센서들이 달려있어요. 이 센서의 전원은 배터리인데 교체할 땐 사람이 직접 수많은 센서의 배터리를 일일이 바꿔야 해요. 혹시 모를 인명 피해를 스마트센서가 예방해줄 수 있습니다.

유연압력센서를 기반으로 제작한 매트리스 커버 시제품

유연압력센서를 기반으로 제작한
매트리스 커버 시제품


Q. 이번 공동연구를 진행하시면서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최근 10년간 이 분야의 연구들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지만, 전자전기적 측면에서 원인을 밝히거나 깊이 있게 연구한 것은 거의 없어요. 실험이 생각대로 안 됐을 때 그 원인을 밝히는 게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가능한 많은 빛을 흡수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광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량적으로 얼마나 많은 빛이 흡수될 수 있을지 계산하고 최적화하는 것도 기존에 시도가 많이 안 됐죠. 또한, 저는 단순히 본 기술을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상용화하기 위해서 회사까지 창업했어요.

Q. 교수님께서 창업한 ‘센소메디’는 어떤 기업인가요?

학교로부터 겸직 창업 허가를 받아 지난해 7월에 문을 연 ‘센소메디’는 유연압력센서를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디바이스 기업입니다. 많은 투자를 해주셔서 여러 가지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줘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저희 연구진이 몰두하고 있는 두 가지의 큰 줄기는 광(光)과 압력입니다. 압력을 에너지로 바꾸거나 혹은 전기에너지로 변환된 값을 읽어 센서로 쓰는 것이죠. 재활의학과 등의 의료계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센서 기반의 제품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고관절 이상 등 생활에서 비롯되는 질병이 많은데 하루 24시간 중 3분의 1은 수면이 차지합니다. 실시간 수면 상태를 알면 질병과 연관 지어 원인을 분석할 수 있어요. 유연한 압력센서를 이용해서 침대 매트리스 커버에 부착하면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정보가 어떤 질환과 연결되는지 빅데이터를 활용한 해석이 가능해요. 이런 다학제적 융합연구는 기존의 연구비 시스템에서 지원받기가 어려워요. 물론 연구비 지원도 필요하죠. 이 분야는 단순히 학과·학부를 넘나드는 게 아닌 의료와 전자,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융합이 필요합니다.

Q. 교수님에게 있어 연구개발은 어떤 의미인가요?

회사를 창업하게 된 계기도 좀 더 연구개발을 잘해보고 싶어서예요. 융합연구를 하려는데 인프라가 부족하니 회사를 창업하게 된 것이죠. 저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실현하는 이 과정이 아주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이공계 학부생과 대학원생에게 졸업 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보여주는 것. 이런 과정이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또 연구하기 위해선 연구가 재미있어야 합니다. 공부가 재미없는 이유는 공부를 많이 안 해서에요(웃음). 공부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면 해당 분야에 대한 길이 보이고 재미있어져요. 여기서의 공부라는 게 학교 공부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자기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알아보는 것도 공부예요. 제가 사랑하는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공부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면 좋겠어요. 공부는 알고자 하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이고, 애정을 쏟으면 어느새 잘하게 될 겁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혁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 따옴표

    저는 학생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학부생은 물론 대학원생 교육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학부생들도 대학원생들이 많아야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교수와 대학원 조교가 학생들에게 함께 해줄 수 있는 것이 많거든요. 이런 흐름에서 대학원을 활성화하고 서울시립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또 인간의 편익 증진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향후 체내삽입이 가능한 압력센서를 활용해 외과질환 환자들의 수술 시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큰 그림은 원천기술을 개발해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기술을 상용화해 직접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제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가 걸어가는 길, 제 삶을 통해서, 제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게 목표입니다.

    따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