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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열교수

반도체 소재 기술의 새 지평을 열다
청색광 구리-할로겐 반도체 기술 개발 성공

서울시립대 안도열 석좌교수가 세계 최초로 청색광 구리-할로겐 반도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안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높은 효율의 청색광 발광 요드화 구리 화합물 반도체를 개발했고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이에 대한 논문이 게재됐다. 이 반도체는 원자간 결합강도가 높아 반도체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으나,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반도체 소재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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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열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석좌교수

Q. 청색광 구리-할로겐 반도체 기술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전자제품 및 고주파 장치의 핵심소재인 질화갈륨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질화갈륨 소재의 원천특허는 일본이 가지고 있어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에서는 반도체 소재를 수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죠. 우리가 개발한 구리 할로겐 반도체는 질화갈륨을 대체하는 소재가 될 수 있어 일본 의존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질화갈륨은 LED와 같은 조명 소재에 많이 쓰입니다. LED는 빛보다 열을 많이 냅니다. 전기를 빛으로 변환하는 광전효율의 이상적인 값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에요. 구리 할로겐 소자는 질화갈륨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강한 청색광 밝기와 향상된 광전변화 효율을 가진다는 것을 이번에 실험적으로 검증했습니다.

안도열교수

서울시립대
안도열 석좌교수


Q. 이 기술은 국내외 반도체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요?

구리 할로겐 반도체 기술은 기존의 반도체와 비교하면 훨씬 좋은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조명시장 규모는 100억 달러 정도인데요. 이 시장에서 청색광 구리 할로겐 반도체 기술이 몇 퍼센트만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 상용화를 목표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답니다.

Q. 연구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이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차세대 반도체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진행했어요. 아무도 안 해본 연구이기에 ‘맨땅에 헤딩’했다고 봐야죠. 처음 시도해보는 것들이 많아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이론적으로 검증된 결과를 토대로 실험을 시작한 후 4년이 흘렀는데 처음 결과물이 나온 거예요. 예를 들어 질화갈륨을 처음 소자화한 일본의 나카무라 슈지 박사는 1980년대 말에 연구를 시작해 발광 소자를 만드는 데에만 10년이 걸렸어요. 그 시행착오를 지켜봤으니 시간은 절약한 셈입니다. 앞으로 또 그만큼의 연구를 해야 상업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 같아요.

Q. 반도체 분야에
몰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서울시립대에 근무하기 전에 LG전자 연구소에서 5년 동안 LED 관련 연구를 했어요. LED의 장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었죠. 다만 회사에서는 상업화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한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하기 쉽지 않아요. 하지만 서울시립대에서는 가능했죠. 연구를 진행하면서 아쉬운 부분들을 고민하고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질화갈륨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해서는 15년 전부터 관심을 가졌어요. 그러다 우연히 구리 할로겐 반도체를 발견했고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 결과들을 논문으로 쓰기 전에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해 특허를 냈죠. 지금까지 국내 특허 10건, 미국 특허 10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4년 전에 이론적인 결과에 대한 예측을 학술지 ‘네이처’ 저널에 게재했고요. 지난 3년 동안 실험한 결과는 최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어요.

Q. 구리 할로겐 반도체의
성장 가능성이 궁금합니다.

20여 건의 배타적 국내외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외적으로 경쟁사가 없어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Q. 반도체 기술 개발 외에
진행 중인 다른 연구도 있나요?

22년 전부터 시작한 양자컴퓨터에 관한 연구입니다. 양자컴퓨터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양자물리학의 원리를 이용해서 획기적인 계산을 할 수 있으니까요. 기존의 컴퓨터에 비해 몇천 배에서 몇억 배까지 빨라질 수 있어요.
양자컴퓨터는 신약개발에도 활용됩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수많은 후보물질을 실험해야 합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후보물질 군을 압축하죠.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이 속도를 몇천 배 줄일 수 있습니다. 1년 동안 해야 할 일을 며칠 이내로 줄일 수 있는 속도입니다. 지금과 같이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약개발에 시간을 절약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Q. 각종 연구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실 것 같습니다.
휴식할 때
무엇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시나요?

논문을 쓰다가 아이디어가 생기면 소설을 써요. 2003년에 ‘임페리얼 코리아’라는 가상의 역사소설을 출판하기도 했죠. 또 시간이 날 땐 사진을 찍어요. 주로 인물이나 음식 등 콘셉트 사진을 촬영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1년에 두 번 정도 찍는 수준이에요(웃음).

Q. 예술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공학 전공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학창 시절에는 미술에 흥미가 많았어요. 중학생 땐 그림 그려서 상도 받곤 했죠. 미대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예술을 전공하면 어렵게 살 가능성이 크다고요. 수학과 영어를 잘해서 공대에 가게 됐어요. 그러다 반도체 분야에 푹 빠지게 됐죠.

Q. 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본인이 재미있는 분야를 선택해 공부해야 합니다. 공학 계열 학생들은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열심히 공부해 기초를 잘 쌓아두길 바랍니다. 연구와 논문, 사진, 소설의 공통점은 스토리텔링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본교 재학생들은 재택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자기관리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스스로 계획하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 자립심을 키울 수 있길 바랍니다.

Q. 교수님은 지금까지
250여 편의 SCI논문을
발표하고 40여 건의
국제특허를 획득하셨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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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 할로겐 반도체에 대해 실험적 검증을 했고 가능성을 봤으니 좀 더 깊게 연구하고 싶습니다. 학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분야는 양자컴퓨터입니다. 양자컴퓨팅과 금융 분야를 접목하는 연구도 함께 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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